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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아지의 꿈을 읽고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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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1-04-05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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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분의 연세는 지금 72세쯤 되시는데 여전히 평양 사투리를 쓰시며 술만 드시면 고향 얘기를 하신다고 한다. 난 지금 부모님과 단 하루도 떨어지지 못한다. 전쟁 후 남쪽에 남는 바람에 북쪽의 가족들과의 연락이 완전히 끊겨 버렸다. 순전히 title proper(제목) ‘문제아’ 때문에 내 손에 들어온 단편집은 뒹굴뒹굴 드러누운 내 손에서 떠날 줄 몰랐다. 그 분이라면 고향에 갈 수만 있다면 소의 탈이라도 쓰실 것 같았다. 의족으로 불편한 다리지만 고향에 갈 수 있다면 뜀박질이라도 하실 거리고 하신단다.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긴가민가 자세히 읽었다. 당장 내일 글방에서 수업할 책인 ‘통일은 참 쉽다’도 한쪽으로 던져 놓고 엄마의 잔소리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 채 나는 학급문고로 오늘 들어온 단편집만 끼고 읽었다. 가족이 50년 이상을 소식도 모르고 떨어져 지낸다는 건 상상도 하기 싫다. 그런데 아무 이유도 없이 철조망 하나를 쳐놓고 50여년을 헤어져 살게 하다니. 정말 억울하고 억울할 일이다. 그 주례 선생님은 북한이 고향이신데 전쟁 때 남쪽 군대로 싸우다가 포탄에 맞아 다리 한쪽을 잃었다. 북에 두고 온 가족이 너무 그리워 북으로 가는 소 떼 속에 끼어 가려 하는 이산가족 할아버지. 얼마나 가고 싶었으면 소의 탈을 뒤집어쓰고 소만이 넘을 수 있는 삼팔선을 넘으려 하셨을까. 소탄을 쓰고 눈물을 뚝뚝 흘리는 할아버지 얼굴이 남의 얼굴 같지가 않고 자꾸 겹쳐지는 얼굴이 있었다.
소떼 방북은 이루어졌는데 사람들은 여전히 자유롭게 오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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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



송아지의 꿈을 읽고나서

수학학원에 다녀오고 나니 좋아하는 미술학원과 글방, 심지어 학교도 가기가 귀찮을 만큼 피곤하다. 죽기 전에 고향에 가보기 위해 임진각이 가까운 어느 도시에서 사신다고 들었다.
여러 단편들을 쭈욱 훑어가다가 ‘송아지의 꿈’ 편을 읽으면서 나는 어느새 벌떡 일어나 앉아 있었다.
우리 부모님의 결혼식 주례를 서주신 교수님 얼굴이다. 내일 수업할 ‘통일은 참 쉽다’라는 시 중 이런 구절이 있다…(skip)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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